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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오필리어> 이지혜, 김민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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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셰익스피어 탄생 450주년을 맞아 제작된 뮤지컬 <오필리어>는 셰익스피어의 희곡 <햄릿>을 오필리어의 시점으로 재해석한 작품이다. ‘현대 사회에 오필리어가 살았다면 어떤 선택을 했을까?’란 질문으로 시작 된 이 작품은 주인공의 전환을 통해 고전 <햄릿>을 완전히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본다. <햄릿>의 틀을 깬 뮤지컬 <오필리어>는 클래식을 기반으로 한 뮤지컬 넘버에 국악적 요소와 더불어 민요, 트로트, 신라 향가 등 다양한 장르를 접목시켜 기존의 뮤지컬과 다른 독특하고 새로운 모습을 보여준다.

 

  뮤지컬 <오필리어>에서 주인공 오필리어역을 맡은 이지혜배우와 그 연인 햄릿역을 맡은 김민철 배우를 만나 작품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 보았다.

 

 


  클래식에 국악적인 포인트가 곁들어진 음악, 현대 무용으로 이루어진 안무, 여러 명의 광대가 등장하며 오필리어의 감정을 표현하면서 해설자역할도 하는 독특한 연출 등 뮤지컬 <오필리어>는 희곡 <햄릿>을 뒤집는 스토리만큼이나 기존 뮤지컬과 차별화된 구조를 가지고 있다. <햄릿>의 고뇌에 담긴 철학적 메시지는 언제 변주 되어도 매력적이지만, 그 외의 인물들은 현대의 시대성에 입각해서 볼 때 정형적이고 수동적이다. 특히 햄릿의 연인 오필리어는 현대의 여성들이 보기엔 불편하고 지루한 면이 없지 않다. 셰익스피어가 살았던 시대에서는 오필리어가 인기 있는 여성상이었을지 모르지만 현대에서 오필리어는 남성 중심 사회의 반영으로 보인다. 그 캐릭터에서 현대사회의 시대성을 부여한 뮤지컬 <오필리어>는 음악과 안무까지 현대적이다. 그리고 그 안에 국악 등의 한국적인 정서를 넣어, 낯선 이야기를 아예 낯설지만은 않은 동감할 수 있는 낯선 이야기로 만들었다.  

  <햄릿>의 틀을 벗어나고 뮤지컬이라는 장르의 정형성에서 벗어난 <오필리어>는 새롭다는 것이 큰 장점이다. 배우들 또한 이 새로움에 반해 이 작품을 선택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이지혜(오필리아役): 오필리어로 재해석 된다는 것에 큰 매력을 느꼈어요. 작품을 한 번 더 뒤집는 거잖아요. 어떻게 해석이 될까 궁금한 점이 많았고, 깜짝깜짝 놀라게 되는 통통 튀는 매력이었어요.

  김민철(햄릿役) : 처음에는 ‘햄릿’을 할 수 있다는 점이 좋았어요. 남자 배우들이라면 누구나 한 번은 햄릿을 해보고 싶은 꿈이 있으니까요. 제가 이번이 아니면 언제 또 햄릿을 할 수 있을까란 생각이 들었는데, 점점 어떤 식으로 극이 전개될지 궁금해지면서 이 작품 자체에 매력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저로써는 전혀 생각해보지 못한 시점으로 <햄릿>을 바라보는 이 작품의 시각이 너무 매력적이었어요. 한 가지 걱정하는 점이 있다면, 그 동안 수많은 번안이 나온 만큼, 수많은 배우들이 해온 햄릿을 뛰어넘는 햄릿을 잘 보여줄 수 있을지가 걱정이 됩니다.

  뮤지컬 <오필리어>의 오필리어는 우리가 기존에 알고 있는 지고지순한 순종적인 여인이 아닌, 당차고 능동적인 새로운 캐릭터로 재탄생했다. 처음 뮤지컬 <오필리어>를 접했을 때, 지고지순한 여인이었던 오필리어가 조금씩 능동적으로 변화해가는 걸까란 생각을 했다. 하지만 오필리아가 여전사처럼 햄릿과 검을 맞대고 있는 포스터를 보면 알 수 있듯이, 뮤지컬 <오필리어>는 제목을 햄릿이 아닌 오필리어로 바꾼 만큼 파격적인 오필리어를 만들어 냈다.

  이지혜 : 이 작품은 ‘오필리어가 현대에 살고 있었다면 희곡 <햄릿>과 같은 선택을 했을까?’, ‘오필리어가 현대적 여성이었다면 어땠을까?’라는 의문에서 시작된 작품입니다. 그래서 뮤지컬 <오필리어>의 오필리어는 희곡 <햄릿>의 오필리어와는 전혀 달라요. 기존대로 갔다면 아마 제목을 오필리어로 쓰지 않았겠죠. 오필리어를 현대의 여성으로 설정했기 때문에 좀 더 능동적이고 당차고, 귀여운(웃음) 느낌이에요.

  그렇다면 고뇌의 상징인 햄릿은 어떠할까? 오필리어와 더불어 새로운 캐릭터가 됐을까?

  김민철 : 기존 작품의 오필리어는 햄릿의 여자 친구의 역할이라 햄릿에게 휘둘렸다면, 이번 작품의 오필리어는 반대로 햄릿에게 많은 영향을 받게 되고 그래서 변화를 겪으면서 그 결과를 행동으로 보여주는 능동적인 캐릭터입니다. 오필리어의 심리변화를 따라가며 극이 진행되고 그 안에서 햄릿이 할 수 있는 것은 정확한 타이밍에 건드려 주는 것이에요. <햄릿>에 대해서는 많은 분들이 잘 알고 있어서 제가 단편적인 모습을 보여줘도 왜 그런지 아시기 때문에 햄릿 자체에 대해 표현하기 보다는 오필리어 감정이 명확해져야할 타이밍에 그 명확함을 제시해 주는 거죠.

 

이지혜 : 오필리어역을 하고 있는 제가 느끼기엔 오필리어의 내면적 갈등과 고뇌를 증폭 시켜주는 역할인 것 같아요.

  뮤지컬 <오필리어>의 가장 큰 핵심적인 화두는 자신의 아버지를 죽이고 배신한 남자를 계속 ‘사랑할 것이냐, 복수를 것이냐’다. 원작의 오필리어는 햄릿이 아버지를 죽였다는 충격에 미쳐 강물에 투신하다. 과연 그녀가 21세기에 살았다면 이 비극적 운명을 순순히 받아 들였을까? 요즘 새롭게 대두되는 여성 리더십처럼 자신의 삶을 스스로 선택하고 극복해나가는 현대여성으로 변한 오필리어는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

  이지혜 : 저희 작품에서 오필리어가 극을 이끌어가면서 보여줘야 하는 것은 오필리어의 사랑입니다. 햄릿이 진짜로 오필리어를 배신한 것이라면 처절한 복수를 선택하게 되겠지만, 다들 원작을 알고 계신 것처럼 오필리어의 아버지를 삼촌으로 착각해서 실수로 죽인 것이니까요. 이 모든 것을 알게 됐을 때 드러나는 오필리어의 사랑, 그것이 이 작품이 보여주고자 하는 이야기에요. 물론 복수를 잠시 생각하기도 하지만, 그것조차 사랑 때문에 나타나는 배신감의 표출이니까요. 오필리어가 주인공이 됐을 때 모든 중심의 얘기가 사랑으로 흐르고, 결국 사랑 이야기를 하기 위해 긴 시간동안 극을 쭉 끌고 나가는 거죠.

  원작 <햄릿>이 모두가 죽는 비극적 결말로 끝나는데 반해, 뮤지컬 <오필리어>는 여성이 가지고 있는 생명성을 이용해, 복수극을 넘어서는 새로운 사랑의 이야기, 죽음과 비극을 넘어서는 생명의 이야기를 펼쳐낸다. <햄릿>이 비극이었던 이유는 햄릿이 우유부단했기 때문이다. 그 우유부단 때문에 그가 여러 가지 고뇌, 사색을 할 기회가 주어져 주옥같은 명대사들이 탄생하지만, 비극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조금 더 강하고 빠른 결단력과 행동력이 필요하다. 그래서 뮤지컬 <오필리어>의 오필리어는 청순가련의 대명사를 넘어 여전사 같은 용맹함을 갖는다.

  이지혜 : 이 작품을 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점은 검술 장면이었어요. 난이도가 높지는 않아서 극을 보시면 ‘저런 게 뭐가 힘들어~’라고 말하실 수도 있지만, 제가 여자이기도 하고 운동을 모르고 산 사람이라서 힘들었어요. 처음에는 검술을 처음 해봐서 신기하고 흥미진진해서 해보고 싶었는데 운동을 안 하던 사람이 몸을 많이 쓰게 되니까 여기저기 근육통이 생기고 힘들더라구요. 무대에서 칼을 놓치게 되지 않을까 매우 걱정 돼요. 어제 연습하면서 순간적으로 손목에 힘이 빠셔서 칼을 떨어트렸었거든요.

  오필리어역은 그 외에도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는 역이다. 모든 사건이 오필리어를 중심으로 진행되도록 짜여 있어서 옷을 갈아입을 시간이 부족할 정도로 항시 무대에 상주해 있고, 등퇴장이 드물다. 그럼에도 배우들은 이 고된 작업을 음악의 힘으로 견뎌낸다.

  뮤지컬 <오필리어>의 강점은 원작을 완전히 뒤집는 스토리와 음악이다. 제작발표회와 인터뷰에서 음악감독과 배우들은 뮤지컬 <오필리어>의 음악에 대해 ‘쉽게 파악할 수 있는 대중적 멜로디가 아니라 현대 음악이 섞여 어려운 곡들이 많았지만 음악의 힘으로 버틴다’라고 말했다. 그만큼 뮤지컬 <오필리어>팀이 음악에 거는 기대는 상당하다.

  뮤지컬 <오필리어>의 노래는 리프라이즈까지 포함해 거의 30곡에 달한다. 음악이 너무 많아 스토리의 전달성이 약해지는 것이 아닐까하는 우려가 들었지만, 모두가 원작을 안다는 것을 전재로 이루어진 생략과 건너뛰기, 몇 가지의 메인 멜로디가 발전해 나가는 곡이 많아 이러한 우려를 사그라지게 했다.

  김민철 : 뮤지컬 <오필리어>를 처음 만났을 때, 음악이 정말 너무 좋았고 생각했어요. 이런 식으로 표현하는 게 가능하구나. 대사로 표현하는 것을 넘어서 음악적으로 생각지 못한 표현범위를 더 생각할 수 있다는 게 신기했어요.

  이지혜 : 피아노, 바이올린 정도로 무대 위에서 연주되는 악기가 몇 개 없어서 반주의 느낌보단 함께 드라마를 이끌어가는 느낌이 강해요. 특히 바이올린은 오필리아의 심경을 대변해주는 느낌의 연출이 많아요. 오필리어 옆에 거의 붙어 있고, 오필리어가 슬퍼하는 장면에서 옆에서 연출을 해주는 식으로 극이 진행됩니다.

  멜로디가 계속 발전 되며 송스루처럼 이어져 보통의 뮤지컬보다 넘버수가 많은 뮤지컬 <오필리어>의 음악은 대중적으로 쉽게 따라 부를 수 있는 멜로디라인보다 다소 난해한 현대음악이 주를 이룬다. 그래서 서로 부딪치는 화성이 많고, 음정이 어려운 부분들이 많다. 하지만 그 새롭고 낯선 신선함이 힘겨움을 버터 내는 힘이 된다. 

  김민철 : 오필리어가 부르는 아리아 중에 ‘어디로 가야하나’가 있는데, 그 곡 하나에 저희 작품이 그대로 담긴 것 같아서 가장 좋아합니다.

  우리나라에 들어온 대부분의 뮤지컬은 남자배우들이 주축이 되어 극을 이끌어 간다. 여자배우 혼자 극을 이끌어 가는 것이 체력적으로 힘들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여자가 주인공인 작품이 드문 한국 뮤지컬 시장에서 뮤지컬 <오필리어>는 신선한 기대가 들게 한다. 뮤지컬 <오필리아>는 5월 16일부터 25일까지 서울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공연 된다. 


글. 오윤희 기자(thtjftptkd@naver.com)

사진. 윤수경 기자(sky1100@hotmai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