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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무한동력> 이상이 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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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의 각도와 눈짓 하나의 차이에도 이상이 배우의 이미지는 크게 달라진다. 왠지 모르는 서늘함이 느껴지기도 하다가도 좋아하는 것을 이야기할 때 눈을 반짝이고 미소를 짓는 모습은 꿈 많은 20대 청년의 모습 그대로였다. 차가움과 따뜻함이 씨줄과 날줄처럼 촘촘히 얽히고 어우러진 그의 얼굴을 마주 하노라면 불현듯 ‘가능성’이라는 단어가 스친다. 지금처럼 조미료를 넣지 않은 담백한 맛을 선사하다가도 어떤 재료나 양념을 첨가하느냐에 따라 전에 없던 새로운 맛을 만들어 낼 것 같은, 그래서 수많은 사람들의 입맛을 골고루 만족시킬 수 있을 것 같은 그런 가능성.

최근 이상이 배우는 알게 모르게 그의 어깨를 짓눌렀을 ‘800대 1’ 수식어와 함께 <베어 더 뮤지컬> 속 ‘피터’라는 인물을 내려놓았다. 그리고 많은 시선을 뮤지컬 <무한동력>으로 향하게 했다. <무한동력>은 주호민 작가의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무한동력기관을 만드는 괴짜 발명가의 하숙집에 모여든 청춘들의 이야기를 그려내는 작품이다. 그는 대기업 취업이라는 목표를 가지고 있는 ‘장선재’라는 새로운 옷을 입기 위해서 더없이 바쁜 여름을 보냈다. 그리고 웹툰의 컷과 컷 사이 공백에 자신의 고민과 노력을 담아 살아있는 장선재를 그려낼 예정이다. 하나씩 깨달으며 변화하는 장선재라는 인물처럼, 배우로서 성장해가는 ‘이상이’의 모습도 오래도록 지켜봄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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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어 더 뮤지컬><무한동력> 연속으로 두 번의 주연이다. 소감이 어떤가

학교 공연도 많이 해보기는 했지만 정식으로 프로무대에 나와서 했던 작품이 <그리스>와 <런웨이비트> 였어요. 그때는 스윙, 앙상블이라 비중이 적었기 때문일 수도 있지만, 지금보다 무대에서는 자유로웠던 것 같아요. 그때는 편한 마음으로 공연을 준비했었다면, 요즘에는 무대 위에서 경우의 수가 많아진 것 같아서 더 꼼꼼하게 하려고 해요. 책임감도 커졌고 잘 해내고 싶은 마음이 커요.

신인임에도 두 번 연속 주연을 맡은 배우 이상이만의 매력이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주변사람들이 항상 우스갯소리로 ‘못생겼을 때는 한없이 못생기고 잘 생겨 보일 때는 봐줄만하다’라는 말을 해요(웃음). 한번은 친구들한테 셀카를 찍어서 보여준 적이 있는데 정말 다 다르게 생겼다고 얘기하더라고요. 정말 제 얼굴이 여러 개가 있나봐요. 저는 그게 제 장점이 될 수도 있는 것 같아서 좋게 생각하고 있어요. 그리고 고등학교 때부터 조금은 담백하면서도 극적인 요소가 덜 한 역할을 많이 했어요. 어떻게 보면 굉장히 평범하고 매력이 없을지도 모르지만 진중함을 볼 수 있는 캐릭터라고 생각해요. 제게도 그런 스타일이 조금은 묻어나는 것 같아요. 평범하기 때문에 오히려 더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릴 수도 있을 것 같고요. 사실 그런 포인트들은 저보다도 바라봐주시는 분들의 판단이 더 정확할 것 같아요.

<베어 더 뮤지컬>에서 피터라는 역할이 평범하지 않은 조금은 특별한 이야기를 전하고 있다면, <무한동력>은 오히려 평범함으로 공감을 얻는 캐릭터다. 이번에 맡은 장선재라는 캐릭터를 어떻게 그려내고 있는가

주호민 작가님이 연습실에 오신 적이 있는데 그런 말씀을 하시더라고요. “선재가 너무 평범해서 죄송해요. 표현하기 어려우실 것 같아요.”라고. 어떻게 보면 웹툰이 나와 있는 상태에서 그걸 표현해야하기 때문에 배우의 몫이 더 중요해진 것 같아요. 거기서 배우 나름대로의 매력들이 잘 나와야 한다고 생각하고요. 저는 어둠 속에서 빛을 찾아가는 것처럼, 좌절하고 자책하던 모습을 보이던 장선재가 한원식이라는 사람을 보며 조금씩 달라지는 어떤 변화에 초점을 맞춰서 준비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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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을 처음 봤을 때의 느낌은 어땠나

이번 공연을 준비하면서 원작인 웹툰을 처음 보게 됐는데, 자극적이지 않은 잔잔한 재미가 있었어요. 근데 누구나 다 그렇게 느꼈을 것 같아요. 누구나 다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이고 특히 우리나라 청년들이나 취업준비생들이 크게 공감할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사실 그래서 이걸 어떻게 풀어내야할지 고민을 많이 했어요. 그 부분을 연출님과 상의도 많이 했고요.

함께 장선재 역을 맡은 박영수, 박정원 배우의 장선재는 어떤 특징이 있나

영수 형은 아이디어 뱅크 같아요. 아이디어나 소스들이 정말 많고 ‘장선재는 이런 생각을 하지 않았을까?’, ‘장선재라면 이런 선택들을 하지 않았을까?’에 대해서 저희들끼리 회의를 하다보면 결국에는 영수 형이 생각한 것들을 따라가게 되더라고요. 연기라는 게 공감대를 형성하는 일이기도한데, 그런 것들을 잘 하시는 것 같아요. 춤도 정말 잘 추시고. 영수 형의 선재는 조금 더 꼼꼼한 선재가 아닐까 싶어요. 그리고 정원이 형은 저보다 나이는 많지만 정말 귀엽고 사랑스러운 면이 많은 선재에요. 형에게 맞는 조금 귀여운 해석들도 많고, 조금 더 자유로운 면도 있는 것 같아요.

배우 박희순의 연출 데뷔작으로도 화제를 모았다. 연출로서의 박희순은 어떤가

연출님도 배우이기 때문에 배우들의 마음을 정말 잘 이해해주세요. 사실 그래서 가끔 무서울 때도 있죠. 컨디션 때문에 진심을 다하지 않거나, 캐릭터에 대한 정당성을 찾지 못한 상태에서 기술적으로 연기를 하면 그때마다 그런 것들을 바로 찾아내고 잡아주세요. “이 부분은 앞에 이것 때문에 그렇지 않을까?”라고 하시면서 확고한 목적이나 이유들을 통해서 상황을 이해시켜 주시고요. 그리고 극단 목화의 스타일을 접목하실 거라는 말씀을 많이 하셨는데, 그런 부분도 조금은 다르지 않을까 싶어요.

장선재 역할에 대해서 연출님이 지시한 것은 없나

무한동력을 보면서 바뀌는 변화들을 많이 보여주자고 말씀을 하셨어요. 무엇보다도 외부의 사업가나 방송국 취재팀이 와도 한결같은 한원식의 모습을 보면서 ‘대체 저게 뭐 길래 저걸 좇는가’하는 그 포인트들을 끌고 가라고 하시더라고요. 그래야 장선재의 변화도 잘 보이고, 그렇게 바뀐 모습으로 면접을 봤을 때는 떨어지더라도 진정한 의미의 탈락이 아닐 것이라고. 그런 부분들에 초점을 잘 맞춰보라고 말씀하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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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이 원작이기 때문에 캐릭터에 고정된 이미지가 있는 것이 부담이 되지 않는가

원작을 토대로 작품을 만든다는 것은 항상 비교가 될 수밖에 없을 것 같아요. 몇 십 편의 웹툰을 두 시간으로 만든다는 것도 쉽지 않고요. 그래서 초반 리딩 할 때부터, 이날까지만 웹툰을 생각하고 그 이후에는 아예 새로운 무한동력을 보자고 정했어요. 그래야 연기하는 우리들도 편하게 할 수 있을 것이고, 계속 원작에 얽매이다 보면 더 어중간해 질 수 있으니까요. 연출님께서도 그 부분을 확실하게 잡아주셨고요. 내용적으로도 다른 부분들이 분명히 있지만, 웹툰과는 또 다른 뮤지컬 <무한동력>만의 새로운 모습을 봐주셨으면 좋겠어요.
 
장선재라는 인물은 대기업에 취업하는 것이 목표인 인물이다. 이상이 배우는 처음부터 배우가 되는 것이 목표였나

초등학교 6학년 때, <사운드 오브 뮤직>의 대령 역할로 영어 연극을 한 적이 있어요. 그렇게 연기를 접하게 됐고 관심도 생겼죠. 그때는 연기가 좋아서라기보다는 사람들 앞에서 춤추고 노래하는 게 더 좋았던 것 같아요. 고등학교 때부터 본격적으로 연기를 시작하게 되면서 배우라는 꿈이 더 확고해졌어요. 저는 연기를 통해서 배역들을 만나는 것도 좋지만, 사람들과 부딪치고 자기가 가진 생각들을 나누는 게 정말 재미있어요. 고등학교 때 연기 선생님이 하셨던 말씀이 아직도 기억에 남아요. 작품의 성공도 중요하지만 사람이 남는 작업들을 하라고. 그 말을 항상 지키려고 매 작품마다 노력을 많이 해요. 절대 혼자서는 할 수 없는 작업들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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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좋아하는 넘버나 장면이 있다면

초반에 나오는 장선재의 ‘저 커다란 세상’이라는 솔로곡이 있어요. 선재가 하숙집에 이사를 오고 난 후에 서울을 내려다보면서 ‘저 빌딩들 중에 내가 들어갈 곳이 있겠지?’, ‘그런 곳이 있을까?’ 고민하면서 부르는 연민이 느껴지는 노래에요. 연출님께서는 장선재라는 인물은 수자네 하숙집에 자신을 다잡기 위해서 스스로 유배를 온 것으로 생각해보자고 하시더라고요. 그렇기 때문에 상황은 안 좋을지 몰라도 조금은 희망차게 가면서 선재의 의지들을 보여주자고 말씀하셨죠. 저는 ‘저 커다란 세상’이라는 넘버에 그 모습이 잘 스며들어 있는 것 같아요.

그동안 오디션에 굉장히 많이 떨어졌었다고 들었다

중 2때부터 영화나 방송을 포함해서 연기활동을 조금씩 해왔어요. 처음에는 연기 학원 선생님들한테도 하던 대로 하면 되지 왜 긴장을 했냐고 혼도 많이 났죠. 떨어질 때마다 즐기려고 하는 건데 내가 이걸 왜 하나 싶은 생각이 들 때도 많았어요. 그런데 많이 떨어지다 보니까 어느 순간 무뎌지게 되더라고요. 무뎌지는 순간 저도 내려놓는 것들이 생기게 되면서 그때부터 결과도 좋아진 것 같고요. 사실 <베어> 때도 큰 기대를 안했어요. 합격통보 전화를 끊고 나서 저도 모르게 괴성을 지를 정도로 기쁘더라고요. 고등학교 때 꿈이 생기고, 더 이상 즐기려고 했던 연기가 아니라 정말 이걸 해야겠다고 마음먹었을 때부터 조금씩 바뀌기 시작한 것 같아요. 좀 더 나에게 집중하려고 노력하게 됐고요.

주인공 장선재와 나이나 취업에 대한 걱정이 많을 시기라는 점이 닮아있다. 그 부분에 대한 공감이 컸을 것 같다

초, 중학교 때 친구들의 현재 모습을 보면서 더 공감했던 것 같아요. 잘못했다고 표현할 수는 없지만 대학교도 원해서가 아니라 성적에 맞춰서 가게 되는 그것부터가 단추가 잘못 끼워진 느낌도 들었거든요. 그래서 친구들 몇 명은 목적 없이 계속 흘러가는 것 아닌가 하는 모습도 보여요. 가끔은 그 친구들을 보면서 답답해지기도 하지만 그렇다고 제가 해줄 수 있는 것도 크게 없더라고요. 그런 면에서는 친구들이 저를 부러워하기도 해요. 진짜 내가 하고 싶은 걸 찾아서 하고 있으니까. 물론 저도 항상 불안하죠. 오히려 공연을 하게 되면서 더 불안해 지는 것도 생기고요. 남들 눈을 신경 쓰지 않는다고는 하지만 조금씩 신경 쓰게 되는 부분도 분명히 있어요. 제가 해야 할 것들을 잘 챙기고, 중심을 잡고 가는 것이 중요할 것 같다는 생각을 요즘에 더 많이 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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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도 불가능했던 것에 도전했던 경험이 있는가

제대를 하고 학교에 갔더니, 여자 동기들과의 차이는 이미 커진데다 군대를 안간 남자들도 뭔가를 계속 하고 있더라고요. 위기의식을 느껴서 바로 다이어트에 돌입했죠. 제대했을 당시에 90kg 정도였는데, 두 달 정도를 계속 운동만 하면서 15kg을 뺐어요. 그때 동기들에게 자극을 많이 받았던 것 같아요. 라이벌 의식이라기보다는 제 스스로가 뒤처지지 말아야겠다, 열심히 해야겠다는 마음이었어요. 반대로 앞으로 도전 해보고 싶은 것들도 있어요. 당장은 아니지만 목수 일도 해보고 싶고, 동물을 정말 좋아해서 언젠가는 내셔널지오그래픽 같은 자연다큐멘터리도 찍어보고 싶어요. 혼자 여행도 떠나보고 싶고요. 오히려 배우를 하면서 해보고 싶은 것들이 더 많이 생기는 것 같아요.

무한동력이 이야기 하고자 하는 것은 결국 꿈과 열정이다. 자신에게 가장 무한동력이 되고 있는 것은 무엇인가

저희 아버지에요. 아버지가 극 중 한원식처럼 괴짜스러운 면이 많으세요. 어릴 때는 드럼을 치고 싶은데 할아버지, 할머니가 반대하시니까 드럼을 리어카에 싣고 가서 연주하셨다고 하더라고요. 제가 군대에 있을 때, 아버지께서 그동안 해오던 건축업도 정리하시고 자금을 모으셔서 아버지 고향에 산을 사셨어요. 예전부터 공원을 만드는 게 꿈이었다고 가족들에게 말씀하시더라고요. 그때부터 지금까지 아버지 이름을 딴 공원을 계속 짓고 계세요. 중간에 큰일도 많았어요. 같이 일하시는 분이 심장마비로 돌아가시기도 하고, 지금은 괜찮아지셨지만 어머니도 아프셨거든요. 어머니를 간호하시면서도 중간중간에는 시골에 가서 일을 하고 오셨어요. 가부장적이었던 아버지가 갑자기 설거지나 음식을 하기도 하시고 어머니랑 영화를 보러 가시고, 그러면서도 시골에 가서 일을 하고 오셨죠. 그 작업을 몇 년째 하고 계시는데, 그게 저한테는 가장 큰 무한동력이에요. 정말 괴짜스러운 일 일수도 있지만, 그 모습을 닮고 싶어요. 나이가 들면 타협을 하게 되고, 포기하게 된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어요. 연세가 드셔서도 포기하지 않고 무언가를 하려는 아버지의 모습이 참 멋있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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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로서는 시작하는 단계인 지금, 뮤지컬은 어떤 의미인가.

뮤지컬은 고등학교 3학년 때 명지대 뮤지컬 콘테스트에서 수상을 하면서 살짝 맛을 봤어요. 그러다 군대에서 한지상 형과 서경수 형을 만나게 됐는데, 정말 잘하시더라고요. 그 모습을 보면서 ‘아. 이거구나. 해야겠다.’라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뮤지컬의 매력을 그때 다시 한 번 느낀거죠. 그래서 제대하고 나서 살도 빼고 오디션도 보러 다녔어요. 사실 이번 <베어>에서 실수도 많았어요. 앞으로 더 배워 나가야하는 것들도 정말 많고요. 그런 부분들을 계속 연습하고 보완해서 언젠가는 큰 무대에서 내 목소리가 다 울리도록 공연해보고 싶은 바람이 있어요. 뮤지컬은 욕심 많은 제가 이것저것 다 해볼 수 있는 장인 것 같아요. 물론 그렇다고 연기 폭에 제한을 두고 싶지는 않아요. 연기를 할 수 있는 곳이라면 기회가 될 때마다 모두 도전해보고 싶어요.

 

글. 이하나(bliss@stagekey.co.kr)
사진. 이현주(teo@stageke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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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COMMENTS

  1. 베어에서 연기 정말 좋았어요! 연기 뿐만 아니라 뮤지컬 넘버도 되게 잘 부르셔서 재밌게 봤었어요 ㅎㅎ 무한동력도 기대하겠습니다~